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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의원 입니다.

김지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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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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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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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건물 너머, 우리의 기억을 지키려는 시민을 죄인이라 할 수 있는가
발언자 김지헌 김지헌 의원
회기 제258회
일시 2025-06-24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원주시민 여러분!

오늘 이 발언을 준비하는 동안 저는 마음이 무겁고 아팠습니다. 원주의 역사와 기억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24명의 시민들, 그들이 겪었을 절망과 상처를 떠올리며, 그 무게를 가슴에 새기며 발언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시기 아카데미 극장을 지키겠다며 나섰던 시민 24명이 다름 아닌 원주시장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하고, 얼마 전 재판을 받았습니다.

시장님께서는 당시 담당팀장을 법정에 세워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러분!

이 시민들이 도대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기에 징역 6개월, 그리고 벌금형을 받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이들의 행동은 단순히 민원이나 집단행동이 아닙니다. 1963년 개관한 국내 최장수 단관극장을 선한 마음으로 지키려는 역사 문화유산 보호 운동이었습니다.

민주적 행정절차를 요구한 시민들의 정당한 외침, 그런데 원주시는 형사처벌로 응답했습니다. 헌법이 보장한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스스로 유린한 것입니다. 문화재청은 원주시에 등록문화재 신청을 권고했지만, 시장님께서는 이를 묵살했고, 약속한 시민과의 공청회, 토론회 같은 숙의 과정도 없었습니다.

뒤로 공유재산심의위원회를 개별로 찾아가 서면으로 통과시키고, 저와 시정질문 때 발언한 숙의 과정 또한 없이 다수의 여당 의원들을 회유해 밀어붙인 철거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졸속 행정이었습니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은 그렇게 철거되었습니다.

얼마 전 시장님과 같은 정당의 의원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서울의 경동극장을 그 전에 가봤다면 아카데미 극장 철거를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라고요.

그렇습니다. 24명의 시민이 원했던 것도 단 하나, “극장을 부수지 말아 주세요”였습니다. 그 절규가 지금 법정에서 피고인의 절박한 무죄 추정으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게 원주시가, 그리고 원주시장님이 시민을 대하는 방식입니까? 시민이 목소리를 내면 고발하고 법정에 세우는 것이 우리가 말해 온 민주주의입니까?

더 기가 막힌 건, 철거를 진행한 공사업체조차 처벌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음에도 유독 시장님만이 시민을 끝까지 법으로 찍어 누르려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이 행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가는 시민을 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정치와 행정의 갈등을 조정해야지, 갈등을 범죄로 둔갑시켜서는 안 됩니다.

우리 이쯤에서 위대한 성군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떠올려 봅시다.

군주민수(君舟民水), “백성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 그러니 백성을 아픈 손가락처럼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

절대군주였던 세종대왕도 백성을 다스릴 대상이 아니라, 함께 품고 아파할 존재로 여겼는데, 지금 이 시정에 애민정신이 있기는 합니까?

“내 정치와 행정에 반대하면 처벌하겠다.”, “입 다물고 있어라.” 그것은 행정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원주시민 전체에 대한 경고입니다.

이제 그만하십시오. 저는 이 자리에서 강력히 요구합니다.

시장님께서 24명 시민에 대한 고발을 즉각 철회하시고, 원주 시민과 전국 문화예술인들에게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모든 문화 행정에 시민 참여 절차를 도입하십시오.

존경하는 의원님과 시민 여러분들!

우리는 과거를 지우는 도시가 아니라, 과거를 품고 미래로 나가는 도시가 돼야 합니다. 시민들의 외침을 범죄로 몰아세우는 도시가 아니라, 그 외침 위에 정책을 세우는 도시가 돼야 합니다.

그날 극장 앞에서 한 시민이 들고 있던 피켓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신들이 부수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우리의 기억입니다.”

원강수 시장님!

더 늦기 전에, 그리고 더 망가지기 전에 멈추십시오.

영상 보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