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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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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유일하게 남은 아카데미 극장을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곳간으로 재생하자.
발언자 용정순 용정순 의원
회기 제186회
일시 2016-05-09
  안녕하십니까? 용정순입니다.

  기억하시나요? 소풍을 다녀온 날이나 학교에서 행사가 끝난 날에나 갈 수 있었던 단체영화 관람은 사람이 미어터져 계단이나 바닥에 퍼질러 앉아 보아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몰래 보았던 영화는 더 오랫동안 우리들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영화상영 중간에 들어가도 휴식시간 이후 다시 볼 수 있었고, 동시상영 영화관은 시간을 보내기에 아주 좋은 장소였죠. 담배연기와 화장실 냄새에 섞인 나프탈렌 냄새, 데이트하는 언니의 입막음용으로 얻어먹었던 땅콩의 고소함까지 잊지 못할 추억엔 아카데미, 시공관, 문화극장, 원주극장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곳에서 자신의 꿈을 키웠고, 누군가는 사랑을 만들고, 또 누군가는 위로와 즐거움과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원주 출신의 최지용이라는 성공한 영화포스터 디자이너가 꿈을 키운 곳도 바로 아카데미극장이었습니다. 

  그런 극장들이 어느 사이엔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학성동 소재 문화극장이 철거되어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이제 아카데미극장 하나만이 오랜 세월의 무게를 얹은 채 무너져가고 있을 뿐입니다. 1956년 건립된 원주극장, 1962년 개관한 시공관, 그리고 1963년 아카데미극장과 1967년 문화극장, 그리고 군인극장까지,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이전 영화관은 시민들의 유일한 문화생활 공간이자 데이트 코스였으며, 문화공연이나 정치집회의 장소였습니다. 

  반백 년 가까이 원주시민들의 삶과 함께해 온 재래식 극장들이 2005년 원주지역에 복합영화관이 들어오면서 2006년 모두 폐관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버렸습니다. 낡은 것은 새로운 것에 밀려 사라지기 마련이라지만, 오랜 세월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건물 자체가 갖는 근현대 유산을 잃는 것 이상의 큰 상실과 아픔입니다. 

  21세기는 문화의 경쟁력이 도시의 성장을 가늠한다는 창조도시, 문화도시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많은 도시들이 문화를 도시발전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80년대부터 유휴공간을 재활용한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해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들어 공장, 방앗간, 양조장 등을 활용한 다양한 성공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주시에서도 몇 년 전 근대문화유산인 조선식산은행을 근현대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했으나, 매입협상의 어려움으로 중단된 바 있습니다. 또한 유휴공간인 구 원주여고 부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수립·추진 중에 있습니다. 

  도시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가운데 여러 가지 이유로 유휴공간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 20년을 넘기도 하고, 짧게는 2, 3년을 경제적 논리에 밀려 사용 용도에 대한 의견을 내지도 못한 채 비어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카데미 극장은 다른 어떤 공간보다도 역사적, 문화적, 공간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유휴공간입니다. 더욱이 시기를 놓치면 자칫 순식간에 사라질 상황에 놓인 중요한 자산입니다. 이제라도 방치되어 있는 아카데미극장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고,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재생해야 할 시점입니다. 

  아카데미극장은 역사와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유산입니다. 원주의 원도심에 남겨진 역사적, 문화적 유휴공간을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가진 창조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유휴공간의 문화·예술적 활용은 도시공동화를 방지하고, 도시생활에 활력을 부여하고, 도시의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매우 유익한 과정입니다. 

  아카데미극장의 역사적, 공간적 맥락을 최대한 활용한 리노베이션이나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면 쇠퇴해 가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휴공간 활용의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 

  오래된 건축이 갖는 공간적·역사문화적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시장님의 조속한 결단을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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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 발언자 발언제목 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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