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홈 > 회의록검색 > 5분자유발언

5분자유발언

5분자유발언 보기 : 제목, 발언자, 회기, 일시로 구분
제 목 성매매집결지 폐쇄, 그 이후의 삶과 공간
발언자 노주비 노주비 의원
회기 제269회
일시 2026-10-16
안녕하십니까? 학성동과 단계동·원인동·일산동·중앙동을 지역구로 둔 원주시의원 노주비입니다.

먼저 5분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 문정환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학성동 성매매집결지, 희매촌의 폐쇄와 그 이후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 희매촌 인근에 살았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골목 입구의 ‘청소년 출입금지’ 팻말을 보면서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밤늦게 귀가할 때는 붉은 조명과 술에 취한 사람들,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을 피해 고개를 숙이고 빠르게 그 길을 지나야 했습니다. 결국 어머니께서 매일 밤 버스정류장까지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도시재생사업과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일부 업소가 문을 닫고, 여성커뮤니티센터와 학성갤러리가 개관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은 이어지고 있고, 희매촌은 강원도에 남아 있는 유일한 성매매집결지라는 이름을 벗지 못했습니다.

존경하는 시장님과 관계공무원 여러분!

이제는 성매매집결지 폐쇄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폐쇄 이후의 삶과 공간까지 바라보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먼저 성매매 피해 상담소를 희매촌에 설치해 주십시오.

최근 원주시는 성매매 피해 상담소 신설을 위한 내년도 국비 지원사업에 선정됐습니다.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상담소를 어디에 설치하느냐입니다.

상담소는 희매촌 폐쇄 과정에서 피해여성의 안전과 자립을 지원하는 현장 거점이 되어야 합니다. 폐쇄 이후에도 원주시 전역의 성매매 문제에 대응하고, 피해여성들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으로 역할을 이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들이 도움이 필요한 순간 언제든 문을 열고 찾아갈 수 있도록 삶의 현장 가까이에 있어야 합니다. 상담인력 역시 현장을 꾸준히 찾아가 여성들과 신뢰를 쌓고,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피해여성의 접근성과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희매촌 폐쇄와 그 이후까지 책임 있게 준비하기 위해 상담소를 희매촌에 설치해 주십시오.

둘째, 집결지 내 일부 공간을 매입하여 문화예술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십시오.

전주의 성매매집결지였던 선미촌은 아픈 기억을 인권과 예술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성매매업소로 사용되던 건물과 폐·공가를 매입해 전시와 공연, 창작활동을 위한 문화예술 거점으로 조성했습니다. 집결지를 없었던 일로 치부하지 않고, 그곳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를 새긴 결과, 집결지 폐쇄 이후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원주 역시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경험이 있습니다. 2021년 문화도시 사업으로 진행된 도시예술프로젝트는 희매촌 일대의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했습니다. 예술가들은 도시의 기억을 집결지에 재현했고, 시민들은 작품을 관람하며 골목 곳곳을 걸었습니다.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공간의 쓰임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어린 시절 제가 두려움 속에 지나갔던 그 골목을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걸을 수 있도록, 희매촌이라는 동네의 이름처럼 희망을 안고 매화를 꽃피울 수 있도록, 희매촌 폐쇄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그 변화는 오래 기다려온 학성동 주민들과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피해 여성들을 위해 원주시가 해야 할 일입니다.

희매촌 폐쇄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피해여성의 자립과 학성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추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